11* 아침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난 A팀, 학교 가는 준이, 찬이 그리고 원우. 원우가 서류 가지고 오더니 A팀 애들 쫙 불러 세움. 소란스러우니까 B팀 애들도 일어나서 소파에 옹기종기 앉아있음.
원: 뱀파이어 정한, 늑대 민규 한솔, 강시 명호, 도깨비 승관, 저승사자 지훈. 다 있는 거 맞죠?
A 요괴들: 네!
원: 아 근데 이렇게 팀 짠 사람 누구에요? 관리팀에 물어보니까 짠 사람 없다던데.
쿱: 그거 저승사자 애들이 가위바위보 해서.
원: ...무슨 기준으로 짰어요?
훈: 그 때 어떻게 짰더라. 기억 잘 안 나는데.
찬: 그거 가위바위보해서 이긴 사람한테 아부한 다음에 뽑혔어요! 정한이 형이 지훈이가 세계 제일 잘 생겼다고 막 그래서 지훈이 형이 뽑았고 그 다음에 순영이 형이 이겼을 때는 석민이 형이 순영이 형 세계 제일 멋있다고 해서 뽑혔어요. 그거 진짜 막 뽑은 거에요.
찬이 말 한마디에 시끄러워지는 세븐틴 연합. 각자 왁자지껄 떠들면서 그 때 솔직히 아부떠는 거 지수가 제일 심하지 않았냐, 아니다, 문준휘 그렇게 입 잘 터는 거 그 때 첨 봤다, 하면서 자기들끼리 막 떠듬. 순영이랑 지훈이도 그 때 들은 말 기억난다면서 끼어들고. 순식간에 시장통처럼 시끄러워지는 숙소에 머리가 울리는 원우. 이렇게 중요한 일에 조를 그딴 식으로 짰냐면서 화내야 할 것 같긴 한데 마냥 좋다고 지들끼리 웃고 있는데 화낼 수도 없고, 일단 다녀온 다음에 조 다시 짜자고 해야겠다, 생각하면서 애들 조용히 시킴.
쿱: 그래도 그렇게 짠 조치고 괜찮아.
원: 네. 그래도 세븐틴 A 다녀온 다음에 저녁에 다시 얘기해봐요.
쿱: 응. 한동안 우리가 일이 없어서 몰랐는데 이렇게 보니까 진짜 관리자같긴 하다~. 그 서류는 뭐야?
원: 아 이거 여러분들 관리서류에요. 그동안의 몸상태나 연합팀 들어오기 전까지의 상황같은 거요.
영: 그런 게 다 적혀있어?
원: 다는 아니겠지만 일단 필요한 만큼은요.
명: 나, 나! 뭐뭐 적혀있어? 궁금해.
원: 나중에 보여드릴게요. 일단 여러분, 출근하시고 저녁에 봬요. 다치지 마시구요.
민: 배웅해주는거야? 좋다. 얼른 다녀올게. 뽀뽀같은 건 없는 거야?
원: (무시) 찬이랑 준이는 학교 잘 다녀오고, 필요한 거 있으면 언제든 연락주세요.
정: 응. 원우야 걱정말고 너도 조심히 있고.
원: 네. 이제 다들 나가요 얼른. 늦겠어요 이러다.
원우가 몰아내듯 A팀 애들 보내고 찬이랑 준이도 가방 챙겨서 보냄. 반 넘게 나가니까 뭔가 휑 빈듯한 숙소에 원우가 소파에 널부러지듯 앉음. 소파에 앉아있던 B팀 애들 중에 석민이랑 지수가 밥 한다고 부엌 들어가고 승철이랑 순영이만 소파에 같이 앉아있음.
쿱: 애들 다 나가니까 뭔가 허전하지.
원: 네. 며칠 안 됐는데 그새 익숙해졌나봐요.
쿱: 늘 그래. 위험한 일이라는 건 다들 아니까 뭔가 정이 더 드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애들 저렇게 나갈 때마다 뭔가 마음이 그렇더라고. 특히 A팀 애들은 다쳐서 오는 게 많으니까.
영: 특히 김민규가 많이 다쳐오지. 물불 안 가리고 덤벼드니까. 늑대들 문제기도 한데.
쿱: 걘 늑대들 중에서도 특히 심해. 김민규 진짜 누가 말려. 정한이한테 들으니까 가끔 탁한 요괴들보다 김민규 말리는 게 더 힘들다던데.
영: 아직 어려서 그런가? 한솔이도 김민규만큼 어린데 조절 잘 하잖아요.
원: 서류 상으로 보니까 한솔이가 민규보다 더 어리던데요.
쿱: 응. 성격이겠지, 뭐. 민규가 좀 더 충동적인 건 맞으니까. 거기다 애가 감정적이라 그런지 인간한테 피해준 게 있으면 바로 달려들더라고. 한솔이는 팀 애들 말을 잘 듣는 편이라 막 달려들진 않고.
소파에 앉아서 얘기하고 있는데 석민이가 부름. 승철이랑 순영이 어슬렁 주방쪽으로 가면 식탁가서 앉으라고 다 했다고 함. 그제야 일어나서 서류철 대충 정리하고 식탁으로 가는 원우. 간단한 빵이랑 베이컨, 계란 정도 준비해서 차려놓으니까 애들이 감탄하면서 잘 먹겠다고 하고 먹기 시작함. 아침이라 그다지 식욕이 없는 원우가 우유만 좀 마시고 있으면 지수가 접시 하나 가져와서 음식들 좀 덜어서 원우 앞에 놔줌.
원: 아, 고마워요.
홍: 아침에 아침밥 먹는 스타일은 아니지?
원: 출근할 때 아침에 바쁘니까 안 먹던 게 버릇이 됐나봐요.
홍: 그런 거 같았어. 며칠 내내 보니까 아침엔 별로 안 먹더라. 그래도 아침 챙겨먹어야 속에 좋아, 원우.
원: 이제 숙소에서 보내니까 슬슬 먹어 버릇해야죠. 아침은 늘 석민이랑 지수 형이 하는 거에요?
겸: 늘은 아니고 A팀 일할 때는요. 우리가 일하러 갈 때는 아마 A팀 애들이 해먹을걸요. 아침 안 먹는 것 같다길래 일부러 간단하게 계란했는데 계란 좀 먹어요. 속이 좀 편할 거에요.
원: 응, 고마워요.
영: 너 반말, 존댓말의 기준은 뭐야? 보니까 형이라고 부르는 애들도 있고 아닌 애들도 있던데.
홍: 어, 그러게. 나한텐 형이라고 하지?
원: 서류에 나와있는 나이 기준으로요. 인간으로 환산한 나이도 적혀있거든요. 근데 이게 아직 익숙치 않아서 막 섞여 나오긴 하네요.
쿱: 어 그거 궁금하다. 다들 몇 살로 나와?
원: 다들 서로 생각하는 거랑 비슷해요. 승철, 정한, 지수가 같이 가장 나이가 많게 나오고···
쿱: 아 뱀파이어들 수명 긴 거 하나는 알아줘야 돼 진짜.
홍: 그러게 승철이가 한참 어린데 실제로는.
원: 그 다음에 순영, 지훈, 준. 그 다음으로 민규, 석민, 명호. 한솔이랑 승관이가 다음으로 어리고 찬이가 가장 막내로 나와요.
영: 그러게. 다들 생각했던 거랑 비슷하게 나오네.
쿱: 애들한테 알려주고 이렇게 지내라고 해야겠네.
석: 지금도 이렇게 지내지 않아요?
쿱: 몇몇 빼면.
홍: 내가 보기엔 이거 뱀파이어들이 손해야. 어떻게 승철이랑 나랑 동갑이야.
쿱: 현실을 받아들여. 우리 관리자님께서 말한 대로 해야지.
원: 아니, 굳이 그럴 필요까지는···
쿱: 아니야 아니야. 이게 딱 좋은 거 같아. 연합에도 질서가 필요하니까.
질서를 지배하는 승철이는 흡족한 표정으로 베이컨 퍼먹고 석민이랑 지수는 눈 마주치면서 그냥 웃음. 어려지면 좋지, 뭐. 태평하게 생각하면서 빵 떼먹고 있음. 순영이는 별 상관없다는 듯 계속 아침 먹고. 순식간에 지나간 일에 원우만 벙 쩌서 앉아있음. 지금 뭐가 지나간 거야. 중요한 게 지나간 거 같은데..
영: 아, 그럼 원우 너는 몇살이야?
원: 저는 순영, 지훈, 준 라인 나이랑 같아요.
영: 친구네.
원: 올해는 그렇겠죠. 내년되면 제가 더 나이가 많아지죠. 인간 수명이 제일 짦으니까.
영: 그건 좀 이상하다. 뭔가.
쿱: 그러게 몇년만 지나도 인간나이로는 원우 너가 제일 많겠네, 그럼?
원: 그렇죠. 제가 어릴 때 봤던 요괴 하나는 아직도 고딩이더라구요. 저는 벌써 이렇게 다 자랐는데.
홍: 그거 기분 이상하겠다.
원: 뭐 여러분들도 수많은 인간들이 죽어가는 걸 보셨을거잖아요. 그거랑 비슷할 거 같아요.
석: 맞아. 그거 진짜 기분 별로에요. 처음엔 너무 슬펐는데.
홍: 익숙해지지.
석: 네. 익숙해지는 게 더 싫어요.
영: 어쩔 수 없는 일이지, 뭐.
쿱: 저승사자들은 인간들 오래볼 수 있지 않아? 마음대로 수명 조절하니까.
영: 아 그런 능력이 있다고는 하던데 저는 아직 사용해보진 않았어요.
원: 나중에 오래 살고 싶으면 부탁할게.
영: 그럴 필요 없을걸?
원: ...왜?
영: 여우들도 수명 되게 길다던데.
원: 아 진짜. 여우 아니라니까.
영: 뭐 혹시 모르는 거니까.
원: ...그래···
12* 일하러 가는 길
집에서 나와서 준이랑 찬이 학교에 데려다주고 일터로 가는 차 안. 민규가 운전하고 조수석에 정한이 타있음. 뒤에 탄 애들은 아침으로 산 빵 다 먹고 거의 잠들어있음. 조수석 매너는 지킬거라면서 정한이 깨어나있으면서 민규한테 계속 말걸고 먹을 거 주고 있음.
정: 오늘은 발끈 좀 하지 마.
민: 봐서요.
정: (한숨)
산길로 들어서서 울퉁불퉁 차가 요동치자 애들도 하나 둘 씩 일어남. 기지개하면서 바깥 보는데 심상치않은 분위기에 한솔이가 오마이갓하더니 옆에서 아직 자는 승관이 깨움.
부: 아, 왜.
솔: 밖에 봐봐. 잘 모르는 내가 보기에도 심상찮은데.
부: 어. 이번에 잡는 애 무슨 종류라고 했죠, 정한이 형?
정: 물귀신이랬어.
부: 이런 산중에 물귀신이면 엄청 오래도 살았겠네. 악의가 벌써부터 전해지는 것 같아요.
하면서 승관이가 부들부들 떰. 도깨비들이 요괴들도 잘 알아보고 숨어있는 곳도 잘 찾고 악의도 제일 잘 느낌. 찌르는 듯한 악의에 승관이가 떨고 있자 명호도 긴장하면서 부적 꺼내기 시작함. 물귀신이면 부적으로 잡아야겠네, 중얼거리면서.
민: 물귀신이에요? 아, 귀신 애들 잡는 건 힘든데.
정: 오늘은 늑대들말고 강시로 가야지. 명호야 부적 잘 챙겨왔지?
명: 네! 걱정마요.
정: 지훈이도 슬슬 깨워야겠다. 거의 다 왔어.
훈: 일어나있어요.
부: 엄마! 깜짝이야.
훈: 뭐, 인마.
부: 일어나있으면서 왜 말을 안 했어요. 깜짝 놀랐어요.
훈: 내가 귀신이냐, 하여튼 도깨비들 겁 많은 건 알아줘야 돼.
부: (부들부들)
정: 고만 싸우고, 민규야 차 저기서 세우자.
민: 네.
차 공터에 세우고 다들 내리는데 악의 제일 못 느끼는 늑대들도 느껴지는 악의에 흠칫 함. 도깨비 승관이는 귀 막고 있고. 늑대들이 감싸 서서 주변 살피는데 승관이가 빠져나가면서 앞장 섬.
부: 기운은 세게 느껴지긴 하는데 한참 더 가야돼요. 이쪽이요.
정: 와, 이번 애는 진짜 엄청난가보다. 이렇게 먼데도 장난 아니네.
부: 그러게요. 물소리도 아직 안 들리는데 악의 섞인 소리는 벌써부터 들려요. 다들 몸 조심해요.
명: 지훈이 형, 결계 칠 때 좀 작게 쳐야 될 거 같아요.
훈: 응. 긴장하지 말고.
민: 형, 정한이 형. 형이 잡아놓으면 제가 바로 들어갈까요?
정: 안 돼. 명호가 더 잡아야 될 거 같아. 늑대들 바로 들어오지 마.
솔: 네.
정: 김민규 대답 안 해?
민: 네.
정: 제발 다치지 말자. B팀 애들이 맨날 우리 나갈때마다 걱정하잖아.
훈: 아까 보니까 조 바뀔 거 같던데. 원우 표정이 영 별로였어.
부: 조 짜는 게 좀 너무 대충이긴 했죠.
솔: 어떻게 될 지 궁금하다.
민: ···전원우 진짜 구미호 맞겠지?
정: 자기는 아니라고 하긴 하는데. 승관아, 어때? 넌 맞는 거 같아?
부: 느껴지는 게 딱 여우기는 한데 자기가 너무 아니라고 하니까요. 사실 잘 모르겠어요. 이렇게 헷갈린 적은 처음이라. 지훈이 형, 형은 어때요? 저승사자들도 장난 아니게 잘 본다고 하던데.
훈: 순영이랑도 얘기해봤는데 여우같던데. 걔도 그랬고.
민: 여우 아닌데 이 정도로 헷갈릴 수가 있어요?
정: 예전에 그런 사람이 있긴 있었는데 그때도 도깨비랑 저승사자들은 바로 알아보던데. 도깨비랑 저승사자들도 헷갈려하는 건 처음 봤어, 난.
명: 한국계 토종 구미호는 거의 멸종이라 지금 헷갈려하는 거 아니에요?
정: 어, 나도 그 생각 해봤어. 그래서 원우도 모르는 거 아닌가. 그리고 나중 돼서 변하는 경우도 있다 했잖아.
훈: 사람이든 구미호든 옆에서 계속 지켜봐야 하는 건 맞는 거 같아. 요괴계나 저승계에 알리기 전에.
부: 거의 다 왔어요.
물소리가 가깝게 들릴 정도로 오니까 더 세게 느껴지는 악의에 승관이가 지훈이 뒤로 숨음. 지훈이가 결계 치고 정한이랑 명호가 앞장서서 강가로 나감. 적막하게 물소리만 들리고 악의섞인 소리만 들려오는데 숲이 점점 어두워짐. 명호가 부적 태워서 밝히고 정한이가 승관이 부름.
정: 승관아, 귀신 좀 찾아봐. 영 안 보이네.
승관이가 지훈이 뒤에서 나와서 계곡 쪽으로 다가가는데 승관이 눈에만 보이는 거, 여자 머리카락 뭉텅이같은 게 배구공 크기만하게 둥둥 떠다님. 승관이가 으악,하더니 정한이 옆에 찰싹 붙어서 형, 형 저기요, 하면서 계곡 물 안 손가락질하는데 뱀파이어랑 늑대들 눈에는 안 보이니까 승관이 답답해 죽으려고 함.
부: 아니. 저기 떠있는 거 안 보여요? 저기 둥둥!
민: 안 보이는데. 한솔아 넌 보여?
솔: 저도··· 안 보여요.
부: 아 미치겠네. 명호, 이리와봐요. 저거 보여요?
명: 어, 나도 안 보여, 승관.
솔: 부, 그러지 말고 너가 들어올려볼래? 아니면···
부: 으악!
요괴들: 왜왜!! 왜 무슨 일이야!
부: 아 점점 커져. 귀신 제일 싫어 진짜. 귀신 애들 퇴치는 B팀 시키자고 했잖아요. 아 진짜 귀신애들이 제일 싫어. 쟤네 왜 저렇게 음습해 진짜. 제일 싫어.
물귀신이 점점 형상 드러내는데 승관이 눈에만 보이니까 승관이 무서운데도 슬금슬금 다가가서 그거 잡아올리려고 함. 지훈이는 뒤에서 지켜만 보고. 늑대들이랑 뱀파이어, 강시는 보이진 않지만 승관이 있는 쪽으로 다가가고. 승관이가 물에 손 넣고 귀신 만지려고 하는 순간에 그 뭉텅이가 물 속으로 가라앉더니 완전한 형태를 가지고 물 밖으로 튀어나왔다가 다시 들어감.
부: 어어! 방금, 방금은 봤어요?
정: 응. 와, 엄청나네. 형상까지 숨길 정도면 뭐.
민: 와 미친, 소름끼쳐.
명: 부적도 안 붙을 거처럼 생겼어.
민: 그런 소리 하지마요, 무섭게. 부적 안 붙으면 완전 몸빵으로 싸워야 되잖아요. 물귀신 미끄덩미끄덩해서 싫단 말이에요.
훈: 너네 진짜 말 많다. 내가 항상 느끼는데 너네 말만 줄이면 일이 금방 끝날 거 같아.
부: 아, 저승사자는 조용히 좀 해요. 맨날 가만히 있다가 데려가기만 하면서.
훈: 어쩔 수 없잖아. 저승사자는 요괴들 싸움에 끼어들면 안 되는데.
부: 아 진짜 그런 룰은 누가 정한거에요.
훈: 그러게. 그래도 너네한테는 좋은 일이지. 저승사자들이 직접 잡아가는 게 허락됐으면 너네 일거리 없을걸.
지훈이 말을 끝으로 물귀신이 다시 나타나니까 조용해지는 세븐틴 A. 도깨비가 계속 자극을 줘서 물귀신이 밖으로 튀어나옴과 동시에 정한이가 그림자들로 물귀신을 묶어두고 물귀신이 빠져나가려고 하니까 명호가 부적 붙여서 꽁꽁 싸매려고 함. 엄청 흉측한 몰골에 명호가 인상쓰면서 다가가는데 늑대들이 사이에 끼어들면서 명호 뒤로 당기고 옆에 붙어있던 승관이 끌고 옴. 놀라서 늑대들 쳐다보는데 물귀신이 정한이 그림자 찢으면서 더 커짐. 정한이가 욕하면서 저거 뭐야, 하는데 지훈이가 뒤에서 아, 하는 소리내면서 있으니까 애들이 쳐다봄.
훈: 저거 그거네.
정: 뭔데?
훈: 저거 한국계 아니야. 일본계야.
솔: 뭐가 다른 건데요?
훈: 같은 물귀신이긴 한데··· 아마 승관이도 처음 볼걸.
부: 네. 물귀신도 한국계, 일본계 나눠요?
훈: 보통 있는 귀신들은 안 나누지. 쟤는 한국, 일본 경계가 있을 때 생긴 요괴니까 나누지.
정: 일본이 있을 때 생긴 요괴라고? 오래도 됐네.
훈: 그러게. 일본계 요괴들은 대부분 멸종했는데. 이 소리가 무슨 말인가 했는데 옛 일본어였네. 어쩐지 이상하다 했어. 일본이 사라지고 난 후부터 계속 여기서 저러고 있었나본데? 다른 요괴들이 데려가지 않았었나봐. 원한이 그득그득하다. 어쩐지 악의가 엄청 강하더라. 나라도 잃고 친구도 잃고 부모도 잃고 다 잃은 게 몇 백 년동안 저러고 물 속에 있었으니 악의가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지.
부: 형 옛 일본어도 알아들어요?
훈: 조금.
부: 저승사자들 도대체 뭐하는···
솔: 어!
물귀신이 가장 맑은 기운을 가진 도깨비한테 달려드니까 한솔이가 승관이 옆에 있다가 걷어참. 승관이 식겁해서 지훈이 뒤로 가고 정한이가 다시 한 번 그림자로 묶으려고 함. 묶어도 일 분 남짓 있다 찢고 나와버리니까 늑대들이 명호 부적 기다릴 시간 없다면서 묶자마자 달려든다고 함. 다시 한 번 묶고 늑대들이 달려들어서 공격하는데 물귀신이 눈을 까뒤집으면서 손톱으로 할퀴고 난리도 아님. 미처 다가가지도 못하고 한솔이가 빈틈만 노리는데 민규가 옆에 서있다가 그냥 달려듬. 뒤에서 팀 애들이랑 한솔이가 놀라가지고 다가가는데 민규가 공격 다 받으면서 그냥 물귀신 목 꺾어버림. 그걸로 처리되진 않았지만 한동안 시간 벌어서 명호 오라고 한 다음에 부적으로 묶어두고 이제 차례로 늑대들이 퇴치하고 마지막 도깨비한테 맡김. 영혼만 집어 병안에 넣은 지훈이가 수고했다고 하고 사라지고 한바탕한 애들이 지쳐가지고 땅바닥에 앉아있는데 정한이가 놀라서 민규한테 다가감.
정: 김민규 또 다쳤어?
부: 안 다치는 게 이상한 거죠. 아까 그렇게 할퀴어댔는데···
민: 식겁할 정도로 다치진 않았는데.
명: 민규, 팔에서 피나.
솔: 헐. 형. 많이 나는데요.
정: 얼른 가자. 서울가서 치료하게.
민: 어차피 금방 낫는데요, 뭐.
정: 태평한 소리하고 있네 진짜. 너 그러다 나중에 크게 다쳐, 인마.
민: 그래도 아까는 방도가 없었잖아요.
부: 아니, 우리 좀 작전을 짜고 다녀야 될 거 같아요. B팀보니까 작전 되게 세심하게 짜던데.
정: 그러게 진짜 그래야겠다. 우리가 그동안 쉬운 요괴들만 퇴치하다 보니까 너무 무방비했어. 아까 걔도 사실 엄청 큰 요괴는 아니었잖아.
명: 아니 걔는 좀 징그러웠어요.
부: 맞아요. 너무 징그러웠어요. 진짜 물귀신, 다신 안 와.
승관이가 계속 아까 형상 드러내기 전에 모습을 형들이 못 봐서 그렇다, 하면서 중얼대면서 내려가고 한솔이는 그런 승관이 보면서 도깨비 화났네, 하면서 얘기 들어줌. 민규가 팔에서 피 뚝뚝 흐르니까 명호랑 정한이가 옆에 와가지고 걱정하면서 어떡하냐, 이러면 민규는 어차피 금방 나아요, 늑대 회복력 알잖아요, 하면서 그냥 웃고.
저승사자는 탁한 요괴들 영혼 병에 담아서 저승까지 데려다주기 때문에 일 끝나면 몇 시간 정도는 사라짐. 다들 그 다음에 요괴들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서 몇 번 물어봤는데 저승사자들이 말 잘 안 해줌.
13* 다치지 마
세븐틴 A가 차 타고 다 같이 숙소로 돌아왔는데 숙소에 널브러져 있는 B팀과 원우. A팀 애들이 보면서 야, 너네 팔자 좋다~,하면서 신발 벗고 들어오는데 원우가 벌떡 일어나더니 세븐틴 A 애들 들어올 때 몸 살핌. 다 통과하고 들어와서 씻으러 들어가는데 민규가 쭈뼛쭈뼛하면서 자꾸 팔을 가림. 승관이가 그거 보면서 원우한테 가가지고 고자질하니까 민규가 아, 왜 그런 걸 말해, 하면서 들어옴.
원: 봐봐. 많이 다쳤는지.
민: 굳이 확인할 정도 아닌데···
원: 확인해야 돼. 내가 들어온 이유가 뭔데. 너네 관리하려고 들어온 거야. 몸 상태 확인이 기본이야. 얼른 팔 내.
하면서 민규 팔 들어 확인하는데 팔에 온통 손톱으로 할퀸 자국임. 깊게도 할퀴어져서 어떤 부분은 살점이 너덜너덜한 정도. 원우가 인상쓰면서 보는데 민규가 자꾸 팔 빼내려고 함.
원: 아 가만히 좀 있어봐.
민: 본다고 뭐 달라져? 어차피 놔두면 나아.
영: 말 예쁘게 한다?
민: 넌 왜 껴들어.
영: 너라고 하지마. 어디서 반말이야.
민: 아 진짜.
쿱: 싸우지 마. 민규 넌 원우가 걱정하는 건데 왜 거기서 말이 그렇게 나와, 그리고 순영이 넌 민규 원래 말 저렇게 하는 거 알면서 왜 그러고. 너네 갑자기 왜 싸우냐.
영: 싸우는 거 아니에요.
민: 갑자기 시비를 걸잖아요.
원: 아니 갑자기 이 살벌한 분위기는 뭐에요. 김민규 씻고 나서 다시 거실로 와. 치료하게. 어차피 낫는다고 가만 놔두면 썩어들어갈지도 몰라. 뱀파이어만큼 치유력 대단한 거 아니면 내 말 듣자?
민: 알았어. 일단 이것부터 놔야 씻으러 가지.
원우가 팔 놔주고 민규가 순영이 한 번 쳐다보고는 자기 방으로 들어감. 순영이 시선 내리깔고 신문보면서 민규 쳐다도 보지 않고 있고. 쿱스가 그런 민규랑 순영이 번갈아보고는 순영이 쪽으로 가서 물어봄.
쿱: 뭐야, 갑자기. 너네 싸웠어?
영: 아니요.
쿱: 근데 아까 그 분위기 뭐야. 되게 살벌하던데.
원: 그니까요. 저 아까 순간 쫄아가지고···
영: 김민규가 말을 이상하게 하잖아요.
쿱: 민규 말 좀 까칠하게 하는 거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영: 언제까지 그거 안다고 봐줘야 돼요. 쟤도 그거 고칠 때 됐어요.
쿱: 그래, 일단 알았어.
쿱스가 그냥 알겠다고 고개 끄덕이고 뒤로 물러서면서 원우랑 아이컨택함. 원우도 쿱스보면서 뒤로 빠지고 둘이 주방쪽으로 감. 순영이 그런 둘 쳐다보고는 다시 신문 보고.
쿱: 쟤네 가끔 저래. 신경쓰지마, 원우야.
원: 네. 괜찮아요.
쿱: 애들 다 씻고 나면 저녁 먹으면서 나이 얘기랑 너 그 조 짜는 거 얘기하자.
원: 아, 저녁은 누가 준비해요?
쿱: 내가 하지. 도와줄래?
원: 저 요리 못해요···
쿱: 괜찮아. 나도 못 해.
원: ···괜찮은 거 맞아요?
쿱: 쟤네 아무거나 줘도 잘 먹어. 대충 고기만 구워도.
원우가 수긍하고 승철이랑 같이 고기꺼내서 굽고 만들어져있는 밑반찬 꺼내고 밥하고 있음. 저녁 준비하면서 승철이랑 농담하고 웃으니까 세븐틴 애들이 그 소리 듣고 주방으로 몰림. 주방이 넓긴 해도 저녁 준비하는 애들이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부딪히고 그래서 승철이가 너네 왜 이렇게 여기와있냐,하면서 짜증내니까 애들이 원우 요리하는 거 구경하게요,하면서 서서 자기들끼리 얘기하면서 진짜 구경하고 있음. 원우가 내가 원숭이에요? 소리치면서 다 내쫓으니까 애들 다 웃으면서 거실로 가고.
쿱: 애들이 다 너 좋아하는 거 같아.
원: 다행이죠. 요괴들은 인간 싫어하는 애들도 있잖아요. 사실 오기전에 좀 떨었거든요. 괴롭히는 요괴들 있을까봐.
쿱: 너한테서 여우 냄새가 좀 나서 그런 것도 있고, 너 자체가 좋은 사람인 것도 있고.
원: 여우 냄새요···? 냄새도 나요?
쿱: 아무래도 늑대는 냄새로 구별하니까. 많이 안 나. 다른 애들은 아예 맡지도 못할 걸. 늑대들한테만 아주 희미하게 나. 다른 요괴애들은 다른 감각으로 요괴들 구별하지.
원: 그럼 다른 감각으로도 다 저한테서 어쨌든 여우를 찾아낸다는 거잖아요. 아, 이거 생각보다 심각한데···
쿱: 다른 인간들도 약간씩 요괴의 냄새를 묻히고 다니는 경우들도 있어. 너무 걱정하지 마.
원: 그래도 신경이 자꾸 쓰여요. 다들 구미호라고 하니까···
쿱: 사실 여우여도 인간보다 수명이 길다뿐이지 별 다를 건 없어.
원: ···사람들 홀리고 다닌다면서요.
쿱: 어··· 그건 그런데... 어···
원: 위로 안 해주셔도 돼요. 일단 제가 진짜 여우가 된다면 그 요괴 특성부터 알아야 적응을 하죠. 어제 승관이 말 들으니까 인간으로 살다 중간에 변하는 경우도 있다면서요. 그래도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가 그렇게 되는 것보단 낫네요.
쿱: 근데 살면서 그런 경우 한 번도 못봤어. 가끔 요괴같은 인간들도 있어. 난 아마 그게 아닐까 생각했는데.
원: 요괴같은 인간이요? ···그게 더 안 좋은 거 같은데.
쿱: 뭐라고 해야 하지. 요괴는 아닌데 요괴특성이 나타나는 인간들도 간혹 있거든. 요괴냄새가 나거나 요괴들만 가지는 형상을 가지거나. 아마 그 종류가 아닐까 싶었거든, 난.
원: 참, 별게 다 있네요.
쿱: 뭐 그렇지. 저녁 준비 다했다. 애들 부르자.
굽던 고기들 다 대충 접시에 쏟아붓고 식탁위에 놓으면서 승철이 세븐틴! 부르자 애들이 득달같이 달려옴. 지훈이도 어느새 숙소 돌아와있고 준이랑 찬이도 학교에서 돌아옴. 애들 숫자 다 세고 열세명 다 모인 거 확인한 다음에 잘 먹겠습니다~ 하고 다들 식사하기 시작함. 남자 요괴들 열 둘에 남자사람 하나니까 순식간에 음식이 사라짐. 다들 식사 마칠 즈음에 승철이가 그릇 치우면서 다들 밥 다 먹고 거실에 모여앉아있으라고 함. 밥 다 먹은 애들이 하나 둘 일어나고 거실로 나가서 옹기종기 앉음. 원우랑 승철이가 뒷정리까지 다 마친 다음에 마지막으로 거실로 가서 앉음.
14* 연합의 질서
애들 다 앉아서 자기들끼리 떠들고 있는데 승철이가 박수 한 번 치고는 주목시킴. 원우는 서류 가져오고. 애들이 승철이 보면서 뭐에요? 하고 있는데 원우가 옆에서 아까 나이 순대로 이름 쭉 부름. 승철이가 이게 연합 나이 순이라면서 이대로 하자,고 하니까 애들 다 대충 수긍함.
정: 아, 그럼 혹시 내년되면 달라지는 거야? 그거 너무 번거로운데.
원: 뱀파이어들만 동의한다면 사실 그대로 쭉 가도 돼요. 다른 요괴들 수명은 비슷해서 잘 변하지 않거든요. 뱀파이어들 나이만 좀 변동이 있어요.
홍: 난 괜찮아.
석: 저도 괜찮아요.
정: 나도.
쿱: 그러면 그냥 귀찮으니까 이대로 가자. 뭐 나이가 얼마나 중요하다고.
홍: 너가 제일 좋아했잖아.
쿱: ···어쨌든 그럼 이건 이대로 끝내고, 원우야 조 다시 짠다며.
원: 어, 오늘 내내 생각을 해봤는데 조를 다시 짜기에는 제가 여러분들 개개인의 능력을 너무 모르잖아요. 그래서 제가 임의로 짜는 건 의미가 없는 것 같고. 여러분들 일하는 데에 저도 같이 따라가서 좀 봐야겠어요. 보고 확인하는 게 사실 제일 나을 것 같···
영: 위험한데. 인간이 있으면 걸리적거리기도 하고.
훈: 맞아. 결계가 있긴 해도 탁한 요괴들은 인간 냄새는 기가 막히게 잘 맡아서.
원: 정부에서 관리자들에게 나눠주는 게 있어요. 인간 냄새를 지워준다 하더라고요. 그거 쓰면 될 거에요.
찬: 와, 그런 게 있어요? 신기한데.
명: 원우, 지금도 그거 썼어?
원: 아니요. 그런데 위험하다고는 해도 어쩔 수 없어요. 사실 여러분들 능력 확인하는 거 한번쯤은 해야 하거든요. 지청에 올라갈 보고서를 써야해요. 내일,은 보니까 일이 없고 모레에 세븐틴B 처리해야 할 일이 하나 있네요. 그거부터 제가 같이 가게 될거에요.
부: 위험하지 않겠어요, 원우형?
원: 괜찮아요. 지금 생각으로는 정해진 팀 식이 아니라 처리해야 할 요괴에 맞춰서 그때 그때 작전짜고 필요한 요괴들 정해서 갈 방식도 생각하고 있으니까 더 좋은 방법있으면 말해주세요.
정: 어, 그것도 좋은 것 같다. 안 그래도 오늘 물귀신 잡는데 강시랑 뱀파이어가 더 필요한 거 같다 생각하긴 했거든.
명: 맞아요. 물귀신은 저 하나로는 부족했어요.
솔: 물귀신은 아무래도 늑대들이 직접 처리하기 부담스러우니까···.
원: 네. 어쨌든 이것도 생각해놓은 방식 중 하나니까 괜찮다 싶은 방식 있으면 언제든 말씀들 해주세요. 저는 할 말 여기까지에요. 더 할 말 있어요?
요괴들 다 고개 절레절레 고개 젓고 원우 올려다봄. 원우 위에서 보는데 애들이 다 그러고 있으니까 뭔가 유치원생같기도 하고 귀여워서 웃음 터짐. 원우가 뜬금없이 웃으니까 요괴애들이 올려다보면서 ?? 이러고 있는데 와중에 그거 웃기다고 민규랑 순영이도 웃음 터짐. 그거 보고 승철이도 옆에 서있다가 웃고 다른 애들은 웃는 애들 보고 왜 저래,하다가 결국 다들 웃음.
15* 진짜 다치지 마
세븐틴A들이 피곤하다고 이제 일어나서 자러 들어가는데 원우가 민규 팔 붙잡고 끌어당겨서 서랍장에 있던 구급용품들 꺼내서 소독하고 대충 꿰매서 치료해줌. 원우가 꽤 능숙하게 꿰매고 있으니까 구경하던 요괴애들이 놀라서 원우한테 의사야? 물어보는데 원우가 치료하느라 집중해서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으니까 애들도 가만히 구경함. 다 꿰매고 거즈붙이니까 다시 물어보는 준이.
준: 원우, 의사야? 왜 이렇게 잘 꿰매?
원: 아··· 아무래도 요괴들 관리하다보니까 다 배우게 되더라구요. 관리팀 사람들은 거의 다 이 정도는 해요.
준: 신기하다. 나도 다치면 꿰매주는거야?
원: 다칠 생각하지마요. 이제 다치면 다들 혼나요.
준: 혼내는 거 한 번 보고 싶어.
원: 진짜 화낼거에요. 다치지 마요.
준: 알았어. 눈에 힘 풀어, 원우.
원우가 거즈 다 붙이고 치료끝내면서 쓰레기들 치우고 있음. 준이가 자꾸 다칠듯이 말해서 원우가 눈에 힘주고 거의 째려보면서 말함. 준이가 웃으면서 원우 얼굴 붙잡고 미간 펴면서 달램. 원우가 준이한테 진짜 다치지들 마요, 하면서 종알대니까 치료끝내고 들어가려던 민규가 준이 손 떼면서 원우 손에 들린 쓰레기 들고 감. 준이가 민규 한 번 쳐다보고는 다시 원우 얼굴 붙잡고 조물락댐. 원우가 그냥 허허,거리면서 가만히 있으니까 명호도 와서 원우 손 조물락대고. 원우는 강시들은 스킨십이 많구나,생각하면서 서류에 쓸 말이나 생각하고 있음. 한참 그러고 있는데 찬이가 와서 강시형들 뭐해요, 물으니까 둘 다 떨어지면서 그냥, 이러고 서있다 방으로 들어감. 다들 각자 방으로 들어가고 원우도 마지막으로 거실이랑 부엌 다 확인하고 방으로 들어감. 들어가서 오늘 세븐틴 A 처리한 일이랑 민규 몸상태, 연합에서 있었던 일 대충 기록하고 잠듬.
+) 밤에 요괴들
자고 있는 원우 침대 주변에 빙둘러 서서 소곤거리면서 대화하는 세븐틴들.
정: 진짜 신기하지 않아?
쿱: 신기하긴 한데 이제 원우한테 그런 말 그만 하자. 스트레스 받아하는 거 같아.
부: 스트레스 받아해요? 그정도인줄은 몰랐어요.
훈: 그냥 지켜보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진짜 아닐 수도 있는 거니까.
명: 근데 내가 보기엔 100%야.
준: 나도. 구미호를 본 적은 없지만 확실한 거 같은데.
찬: 맞아. 여우 느낌이 나는데요. 승관이 형, 형도 그렇죠?
부: ···응.
영: 다들 그래. 우리 눈에도 보여.
찬: 뭐가요? 저승사자들은 요괴 보이잖아요. 어떻게 보여요?
훈: 꼬리.
요괴들: 진짜? 꼬리 보여? 대박. 진짜 보여요? 진짜야?
영: 완전히 보이진 않고 가끔 보여. 그것도 아주 희미하게. 진짜 여우라면 그정도로 희미하게 보이진 않아. 그래서 우리도 잘 모르겠다는거고.
솔: 꼬리 그동안 둘만 보고 있었어요? 완전 치사하게···
훈: 아직 확실한 것도 아니고 꼬리 난 한 번 봤다. 그것도 처음 봤을 때 딱 한 번. 그 때 이후로는 본 적도 없어.
솔: 순영이 형은요?
영: ···
민: 뭐야, 왜 말을 안 해. 몇 번 봤냐니까.
영: 굳이 말해야 돼?
민: 왜 숨겨?
영: 숨기는 게 아니라 그게 뭐가 중요해. 내가 몇 번 본 게.
민: 전원우 꼬리를 봤다는 거 자체로도 짜증나니까 그냥 말해주지?
영: 그게 왜 니가 짜증나는데?
민: 너···
쿱: 아 니네 또 왜 그러냐. 싸우지 마. 목소리 높이지마. 원우 깨겠어.
정: 민규랑 순영이 너네 내일 아침에 같이 얘기 좀 하자. 아까도 싸우는 거 들렸어.
영: 내일 일 있어요. 저승계 가봐야 돼요.
민: 권순영, 저러는 거 나만 짜증나요? 뭐든 자기 마음대로잖아요.
영: 너보다 심할까.
민: 뭐?
쿱: 아 미치겠다. 얘들아, 일단 다들 방에 들어가서 자. 내일 다시 얘기하자. 얘네 이러다 진짜 원우 깨겠다. 그리고 김민규, 권순영 너네도 일단 다 들어가. 내일 다시 얘기해. 순영이 너는 볼 일 본 다음에.
승철이 중재로 애들 다 방에 들어가고 마지막에 남은 지수가 원우 이불 정리해주고 머리 쓰다듬어준 다음에 한참 침대에 앉아 쳐다봄. 뱀파이어는 딱히 요괴를 알아보는 감각이 없어서 느낌으로 알아보는데 원우에게서 사실 여우 느낌을 느끼진 못한 지수. 애들이 여우라니까 그렇구나,하긴 하는데 자기에겐 느낌이 없어서 그냥 원우 자체로만 보임. 애들이 말하는 게 사실이라면 여우라는 건데 뭔가 안쓰러워서 항상 쳐다보게 됨. 쳐다보는데 원우가 인상쓰면서 갑자기 끙끙대기 시작함. 지수가 당황해서 일어나려고 하는데 원우가 덥썩 지수 팔 잡음. 어정쩡하게 있는데 원우가 지수 팔 얼굴에 대고 다시 잠듬. 뱀파이어들 체온이 조금 낮은 편이라 시원함. 시원한 거 잡고 다시 편하게 잠든 원우보고 한 번 웃고 마는 지수. 원우가 팔 놔줄때까지 한참 그러고 앉아있다 방으로 들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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